2002년 11월 26일자 동대신문 보리수 칼럼 원고

아! 경주 동국대

                                                                                                                                      김성철

참으로 신묘한 땅이다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있는 곳은…

학교 앞 송화산 중턱에는 신라 통일기에 대국 당을 물리쳤던
장군 김유신의 묘가 있고
뒷산을 넘으면 서세동점의 시대 핏빛 울음을 울며 저항의 깃발을 높이 올렸던
동학의 발생지 용담정이 있으며
정문 앞에서 여울져 흐르는 형산강 건너편에는
당나라 유학을 거부하고 삼장법사 현장을 농락했던
성사(聖師) 원효가 머물던 고찰(古刹) 분황사가 있다
젊은 화랑들이 학문에 뜻을 두고 애국을 맹세한 후
이를 글로 새겨 놓았던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이 발견된 곳 역시
동국대 경주캠퍼스 한 가운데이다

감포 바다로 향하면 문무대왕의 기상이 서린 웅대한 감은사 쌍탑
토함산에 오르면 천년을 넘도록 잔잔히 미소지으며 의연히 앉아 계신 석굴암 부처님
남산 계곡 곳곳의 바위마다 아로새겨진 민초들의 애틋한 불심

외세의 침입을 막고자 하는 바램으로
하늘높이 지어 올렸던 황룡사 9층 목탑이 몽고군에 의해 소실된 이후
원, 명, 청, 일본, 그리고 미국으로 이어져 온 종속의 800년
지금 전 국토, 온 국민이 서구의 문화식민적 최면에 빠져 광란하지만
그래도 경주는 1000년 전 모습을 꿋꿋이 지켜오고 있다. 마치 어떤 그 날을 기다리듯이

그 날이 오면,
수 백년간 망각했던 우리민족의 자긍심을 되찾게 될 그 날이 오면
우리민족이 세계사의 주역이 될 그 날이 오면
부산과 목포를 떠난 고속전철이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달리게 될 그 날이 오면
민족의 선두에 설 그/그녀들은
경주가 지켜 온 신라인의 기상과 문화를 가슴에 담았던 사람들일 것이다
신라인의 스케일과 갸륵함을 가슴 깊이 담아 놓았던 사람들일 것이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아주 특별한 곳이다
그리고 경주캠퍼스와 인연을 맺게 된 젊은 그/그녀들 역시
아주 특별한 사람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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